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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설명서는 조금,아니 상당히 엉성합니다. 타미야의 프라모델이나 RC카처럼 조립에
필요한 전과정이 일러스트와 함께 상세히 설명된 것이 아니라 주로 글로 표현했더군요.
물론 일러스트가 포함은 되어 있습니다만 몇개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볼트와 너트의
규격도 밀리미터 규격과 영미 규격의 나사가 함께 쓰여 공구가 두세트씩 필요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물론 11mm와 7/16인치, 14mm와 9/16인치, 19mm와 ¾인치등 별문제없이
호환되는 볼트도 있습니다만 그렇지않은 경우가 훨씬 많지요. 제일 먼저착수하는
작업은 앞 서스펜션입니다.
로워암을 장착하고 코일오버/댐퍼 유닛과 어퍼암을 조립해 넣습니다. 그리고나서
스태빌라이저와 랙앤피니언 스티어링 기구를 설치하지요. 다음 스텝으로 스티어링 너클을
서스펜션 끝단과 랙앤피니언의 볼조인트에 설치하면 됩니다. 스티어링 너클에는 브레이크
로터와 캘리퍼가 조립된 채로 나오더군요. 볼트는 우선 대충 체결해두고 나중에 엔진과
트랜스미션이 장비되어 차체에 무게가 실린 다음에서야 완전히 조입니다.
케이터햄 수퍼 세븐에 사용되는 뒷 서스펜션은 두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리지드액슬이고
또하나는 드디옹 액슬(de Dion Axle)입니다. 미국에서는 라이브액슬(Live Axle
- 차체를 지탱하면서 동력전달까지 담당하는 차축은 라이브액슬, FF차의 뒷차축처럼
차체를 받쳐주기만 하고 동력전달은 하지 않는 것을 Dead Axle이라고도 합니다),
또는 솔리드액슬(Solid Axle)이라 통칭되는 리지드액슬은 현재 승용차에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SUV나 화물차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지요. 리지드 액슬이라 해도
조금 깊이 들어가보면 여러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화물차에 주로 쓰이는 리프 스프링
방식을 비롯해 SUV에 주로 적용되는 링크 방식이 있지요. 링크는 적게는 3개, 많으면 5개정도 쓰입니다.
드디옹 액슬은 일체식차축과 독립식 현가장치의 중간쯤 되는 독특한 방식인데 독립식
서스펜션이 보편화되기 전 고급차와 스포츠카에 일부 쓰였고 비교적 최근으로는 70년대
중반 알파로메오 FR 차들의 후차축에 쓰였지요. 디퍼렌셜은 차체에 마운트되고 유니버설
조인트나 CV조인트가 달린 드라이브 샤프트로 후륜에 동력을 전달한다는 점은 인디펜던트
서스펜션과 같습니다만 좌우바퀴는 드디옹 튜브로 연결되어 따로따로 움직이지는 못하는
구조입니다. 동력전달은 드라이브 샤프트가, 차체를 받쳐주는 것은 드디옹 튜브가
분담하는 것이지요. 일체식 차축처럼 노면에 대한 바퀴의 캠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할수
있으며 디퍼렌셜이 차체에 마운트된만큼 스프링 아래무게를 줄일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드디옹 튜브와 차체를 연결하는 방식은 차마다 다릅니다. 케이터햄 수퍼 세븐의 경우
가로배치된 A자형 트레일링암이 드디옹 튜브의 아래쪽을, 와트 링키지가 드디옹 튜브
좌우끝단의 위쪽을 잡아주는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조립할때는 우선 프로펠러 샤프트를
센터터널에 밀어넣어둔뒤 디퍼렌셜을 차체에 고정합니다. 그리고나서 코일오버/댐퍼유닛,
A자형 트레일링암, 스태빌라이저를 섀시에 마운트하지요. 와트 링키지는 길이에 맞춰
조립을 한다음에 설치합니다. 케이터햄의 부품들은 프라모델로 치면 타미야보다는
후지미에 가까운 쪽으로, 깎아내거나 구멍을 넓히는 작업을 해야만 맞는 경우도
간간히 있습니다만 다른 키트들에 비하면 양호한 편인가봅니다. 사실 수제차에서
양산차의 마무리를 기대할수는 없지요. 예전의 페라리나 람보르기니도 일부 마무리에
있어서는 상당히 엉성한 부분이 보입니다. 요즘엔 이런 차들도 일부공정을 제외하면
양산차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만큼 제조공법이 바뀌었지요. 케이터햄이나 다른 키트카는
조립하는 사람의 정성과 숙련도, 그리고 원래 키트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다른 재료들을
어느부분에 어떻게 활용하느냐등에 따라 마무리가 크게 달라질수 있습니다.
트레일링암과 와트링키지, 댐퍼유닛등을 드디옹 튜브에 연결한 다음 앞서스펜션과 마찬가지로
볼트는 우선 대충 체결해둡니다. 드디용 튜브위 좌우 끝단에 베어링 고정을 위한
브래킷을 설치하고 드라이브 샤프트와 베어링을 조립합니다. 그리고나서는 브레이크
로터와 캘리퍼를 장착하고 스태빌라이저 링크를 연결하지요.
주차브레이크는 작은 드럼브레이크가 내장된 것이 아니라 캘리퍼를 조이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은 주차브레이크 간극조정장치가 있기때문에 나중에 패드를 교환할때는 캘리퍼의
피스톤을 시계방향으로 회전시키며 집어넣어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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